도매 계약의 모든 것: 4단계로 알아보는 도매 계약

상품을 원가에 가까운 가격에 안정적으로 사입할 수 있는 유통 경로를 알고 계신가요? 까다로운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소매업보다는 도매업이 귀하에게 더 잘 맞을 수 있습니다.

도매업은 생산자와 판매자를 잇는 중간 유통자의 역할을 합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업과 달리, 도매업은 생산자, 수입업자, 유통업자 등으로부터 상품을 대량으로 사입한 뒤, 이를 다시 소매업체에 판매합니다. 따라서 제품 유통 규모나 판매 방식에서 일반적인 소매 업체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도매는 사입과 판매가 모두 대량 단위로 이뤄지며, 생산자나 1차 유통업체와 밀접하게 거래하기 때문에 계약이 소매업에 비해 매우 중요합니다. 도매 계약 시 포함해야 하는 주요 요소, 계약 절차, 주의할 점, 분쟁 발생 시 해결 방법까지 꼼꼼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도매 계약, 이렇게 한다!

1. 안정적인 공급업체 찾기
2. 견적서 받기
3. 계약서 작성
4. 계약 이행: 거래 시작

1.안정적인 공급업체 찾기

어떤 아이템을 취급할지 결정하셨나요? 그렇다면, 이제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를 찾아볼 차례입니다. 

제조업체나 브랜드의 영업 부서에 전화나 이메일로 직접 연락을 취하는 일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가장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연락이 잘 닿는다면, 직판 루트를 개척하거나 독점 유통업체와의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해당 업종의 박람회를 찾아가 상담을 받거나, 관련 협회에 가입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입니다. 

작은 규모의 도매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도매 판매망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장 전통적인 방식은 대형 오프라인 도매 시장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도매 시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동대문시장: 의류 및 부속
• 남대문시장: 의류(특히 아동복)
• 방산시장: 지류
• 신설동종합시장: 가죽
• 용산전자상가: 전자제품 및 각종 부품
•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주방용품, 가구
• 동대문 문구완구시장: 문구, 완구
• 부산 평화시장: 의류
• 부산 자유시장: 의류, 신발, 잡화 

온라인에서도 도매 유통 업체를 찾을 수 있습니다. 도매 전문 쇼핑몰은 물론, 일부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B2B 도매 거래가 가능합니다. 다음은 대표적인 B2B 거래 사이트입니다.

• Alibaba
• DHgate
• EK Wholesale
• Faire
• Indiamart
• 도매매
• 도매꾹 

공급업체를 찾을 때 대부분 가격을 가장 우선시하게 됩니다. 하지만 최저가 상품이 항상 최선의 선택은 아닙니다. 가격 뿐 아니라 다음과 같은 요소들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합니다.

• 품질: 제품의 품질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마크, KS마크, ISO 9001, HACCP 등 공신력 있는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면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샘플은 항상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추후에 품질 문제로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 물량: 공급업체가 제공할 수 있는 물량 규모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업체는 최소 주문 수량을 지나치게 많이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시장의 수요 및 창고 규모와 맞지 않으면 과도한 재고 부담을 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제품은 마음에 들지만 공급 가능 물량이 부족하다면, 해당 상품은 도매보다는 소매 판매가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 납품 조건: 정기적인 납품이 가능한지, 배송 방식, 납기 소요 시간 등은 매우 중요합니다.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과 납기 지연 시 보상 규정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세요.
• 정산 주기: 물품 대금을 언제 정산해야 하는 지 확인하세요. 예를 들어, 상품 인도 시 즉시 정산해야 할 수도 있고, 1~2개월 이후에 정산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귀하의 자금 보유 상황이나 회전 주기와 잘 맞는 정산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견적서 받기

공급업체를 결정하셨나요? 처음부터 한 곳으로 단정짓기 보다는, 후보 업체를 3~4곳 선정하고 견적서를 받아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도매 가격이 적용된 견적서를 받으려면 사업자등록증을 요구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품 가격과 공급 물량 외에도, 다음 항목들을 필수적으로 꼼꼼하게 체크하세요.

• 제품 규격: 제품의 사이즈, 색상, 재질 등이 올바르게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특히, 원하는 규격의 제품이 올바른 수량으로 반영되어 있는지 꼭 체크해야 합니다. 
• 부가가치세: 제품 가격에 부가가치세(VAT,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는지, 아니면 별도 항목으로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부가세 포함 여부에 따라 제품 단가가 달라 보일 수 있으니, 견적 비교시 주의하셔야 합니다.
• 배송료: 배송 수단이 사전에 협의한 방식과 일치하는지, 배송비가 시세에 비해 과도하지 않은지 검토하세요. 또한, 배송료가 별도 항목인지, 아니면 공급가에 합산되어 있는지도 항상 확인하셔야 합니다.
• 기타 실비: 업종에 따라 납품 과정에서 부대 설비나 인력 투입 비용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실비가 적정하게 책정되어 있는지, 또는 불필요한 항목이 포함되는 않았는지 확인해 보세요.

3. 계약서 작성

견적 비교 후 최종적으로 업체를 선택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계약 체결 단계로 들어가야 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계약서 없이, 견적서와 구두 약속만으로 거래를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계약서가 없다면, 분쟁 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거나 적절한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엉뚱한 상품이 도착했거나, 불량률이 과도하게 높거나, 납기가 지연된 경우, 계약서가 없으면 피해 사실을 증명하기 어려워 법적 대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서면 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합니다.

계약서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합니다.

• 계약 당사자의 정보: 공급자와 구매자 양측의 회사명, 대표자 성명, 주소, 사업자등록번호(개인인 경우는 주민등록번호)를 정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 물품 공급 내역: 제품의 명칭, 규격, 수량, 납품 일정, 포장 및 배송 방식 등 물리적 제원과 거래 조건을 상세히 명기합니다.
• 결제 조건: 총 공급 금액, 부가세 포함 여부, 결제 일정(선불, 후불, 분할 지급 등), 결제 방식(계좌이체, 현금 등)을 명확히 기재합니다.
• 품질 기준 및 사후 처리: 불량 기준, 교환 및 반품 조건, 사후 처리 절차 등 품질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와 처리 방법을 명시합니다.
• 분쟁 해결: 계약 위반 시 책임 소재, 손해배상 방식, 관할 법원 또는 중재 기관 등을 명확히 기재합니다.
• 기타 조항: 지체 배상금, 지적 재산권 관련 내용, 비밀 유지 조항 등은 가급적 포함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에 계약의 양 당사자가 직접 찍은 도장 또는 서명이 있어야 계약의 법적 효력이 완성됩니다. 계약서는 총 2부를 작성하며, 양측이 각각 서명(또는 날인)을 마친 뒤 1부씩 보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4. 계약 이행: 거래 시작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명 및 날인까지 완료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거래를 진행해도 좋습니다. 공급자는 정해진 기한 내에 사전에 합의한 방식으로 약속된 상품을 납품하고, 구매자는 이에 대해 약정된 일정에 따라 대금을 지급하면 됩니다. 

거래 과정에서 꼭 챙겨야 할 주요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세금계산서: 공급자는 구매자에게 부가세 징수를 증명하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합니다.
• 인수증(납품 확인서): 물품이 입고되면, 구매자는 공급자에게 물품을 정상적으로 인수했음을 증명하는 인수증 또는 납품 확인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추후 불량, 분실 등의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 입금확인증: 대금이 정상적으로 지급되었음을 증명하는 문서입니다. 은행 이체를 이용한 경우,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 앱에서 이체 확인증을 발급받거나 계좌이체 내역서를 출력하면 됩니다. 만일 현금 등 은행을 통하지 않는 거래인 경우에는 공급자의 서명 또는 직인이 들어간 입금확인증을 잊지 말고 요청해 둘 것을 권합니다. 

도매 계약 분쟁시 도움받을 수 있는 곳들

도매 계약을 체결한 뒤 대부분의 거래는 문제없이 진행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나 상대방의 불성실로 인해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급자가 계약과 다른 상품을 납품하거나, 납기를 심각하게 지연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구매자가 정상적인 물품을 수령하고도 불량이라고 주장하며 대금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분쟁이 발생했을 때, 공신력 있는 기관의 중재나 법적 조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과 절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한상사중재원

대한상사중재원은 국내외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상설 법정 중재기관입니다. 분쟁 발생 시 중재, 조정, 알선 등의 절차를 통해 신속하고 공정한 해결을 약속합니다. 분쟁 초기 단계이거나 별도의 법률 자문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대한상사중재원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해외 업체와의 거래 중 발생한 분쟁의 경우에도 국제 중재 및 조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 수출입 거래 분쟁 해결에 적합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법의 위반에 따른 분쟁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적절합니다. 예를 들어, 공급처가 상품을 공급하면서 도매 가격의 하한선 또는 상한선을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 46조의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급처가 동일한 상품을 다른 업체에 더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발견되었다면, 이는 공정거래법 제45조의 '불공정거래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가격 강제나 불공정한 거래 조건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여 조사를요청하고 시정 조치 등의 조정 및 제재 절차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국세청

공급자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았거나, 기타 세금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국세청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출입과정에서 이중과세를 당했거나 부당하게 세금이 부과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국세청에 문의하여 조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

분쟁에 대해 중재나 조정을 시도했음에도 해결에 실패하거나, 상대방이 아예 중재나 조정 절차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법원의 판결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상법 및 민사소송에 정통한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관할 법원은 계약서에 명시된 곳이 우선적으로 지정되며, 없는 경우에는 민사소송법에 따라 결정됩니다.